커리어고민,

자기효능감

2025년 11월 26일 · 1 min read
자기효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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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나는 같은 외부적 자극(스트레스)에도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글을 썼다. 그리고 그 단단함의 기반은 체력, 정서적 안정감, 자기효능감이라고 결론지었다. 자기효능감이란 ‘특정한 과제를 실제로 일정 수준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 기반이 올해 중순부터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거다. 복직하면서 다시 맡게 된 프로젝트가 종료 수순에 들어가면서부터다. 복직 전부터 고대해왔고, 오랜만에 정말 의욕적으로 몰입했던 일이었다. 그래서 나로서는 예기치 못한 전개에 당혹스러운 감정이 먼저 들었다.

그 이후,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들이 나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연이어 밀려왔다. 그 꼬리를 잇는 질문들은 결국, 내가 일터에서 쌓아온 자기효능감이라는 기반을 서서히 흔들어놓았다. 그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많지 않았다. 어떻게든 잠시 멈춰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택한 게 육아휴직이었다. 나에게 남은 유일한 선택지이기도 했다.

사람마다 에너지가 충전되는 경로는 다르다. 남편은 가정 안에서 평온함을 느낄 때 일을 더 잘할 힘을 얻는다고 했다. 나는 일터에서 평온함을 느낄 때 가정을 꾸려나갈 힘을 얻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일터에서의 평온함을 잃은 상태에서 가정에 집중하는 건 나에게는 회복이 아니라 오히려 지속된 혼란이었다. 도피성 선택이었으니 이런 결과는 자명했다.

계속 우울해하는 나를 지켜보던 남편이 “난 너가 진심으로 행복하면 좋겠어”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건넸다. 이 말은 결국, 내가 다시 자기효능감을 잘 찾아가길 바란다는 말과도 같았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다시 단단해질 수 있을까. 일을 더 잘해내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걸 이제는 안다.

돌이켜보면, 내가 자기효능감을 가장 선명하게 느꼈던 순간은 사람들과 성향적으로 잘 맞는다고 느꼈던 때였다. 서로 다른 역할과 관점이 조화를 이루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열정적으로 대화하고, 서로의 방식을 존중하며 함께 일할 수 있을 때— 그럴 때 나는 비로소 자기효능감을 느꼈다.

그래서 지금 나는, 내가 자기효능감을 느껴왔던 순간을 찬찬히 떠올려보고 있다. 어떤 환경과 관계 안에서 그런 감각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는지를 되짚다 보면, 앞으로의 선택과 집중도 보다 분명해지겠지.

결국, 그 선택과 집중이 내가 진심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방향과 맞닿아 있기를 바란다.

Samantha
Samantha Lee

11년차 글쟁이다. 경제지와 뉴미디어에서 기자로, IT 기업에서 인공지능 콘텐츠 라이터로 일했다. 자비스앤빌런즈에서는 브랜드 저널리스트로 시작해, 지금은 삼쩜삼 리서치랩에서 조세 정책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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