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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

2020년 12월 18일 · 2 mins read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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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글을 쓸 때 유독 ‘싫어하는 표현’이 하나 있다. “것”이 바로 오늘의 주제다.


1.한국에서는 what 구문을 “~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런 식으로 영어 문장을 번역해왔던 탓인지, 곳곳의 한글 문서에는 “~하는 것이, “~하는 것을”이라고 표현된 문장이 상당히 많다. 물론 국립국어원에서는 “것(거)” 모두 표준어로 인정한다. 하지만 이는 “것”으로 점철된 문장이 읽기 쉽다는 방증이 되지는 않는다. 그냥 뭐랄까, 그냥 (내) 말문을 턱 막히게 한다. 다음 예문처럼.

“아버지는 간직하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어머니에게 주기로 한 것입니다.” “아버지는 간직하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어머니에게 주기로 한 것입니다.”

[정혁준의 비즈니스 글쓰기]‘것’을 줄여 써라


2.좀 더 간결하면서도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할 방법이 있다면, 작가는 이를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생각나는 대로 문장을 대충 만들어서 출고하는 일처럼 무책임한 행동도 없다.


3.그래서 다른 건 현실과 타협할지라도 “것”을 쓰지 않고자 의식적인 노력을 다하는 편이다. 물론 초고에는 습관처럼 썼던 표현이다. 아래는 바로 그 예다.

  • 인코더와 디코더쌍을 추가해 이를 약간 훈련시키는 것만으로도 ~
  • ~ 모델에 비견되는 성능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데이터 불균형이 이 현상의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4.첫번째는 “이를 약간 훈련만 해도”로도 충분하다. 두번째는 “성능을 달성한 거로 보인다”, 세번째는 “이 현상의 원인으로 보인다”로 바꿔서 쓸 수 있다. 그 결과, 이번 주에 발행한 글 본문에서는 “것”을 쓴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작업한 글


5.보통은 “것”을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고쳐 쓴다.

(1)”것”은 어떤 대상을 추상적으로 이를 때 쓰는 표현이기는 하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이보다는 구체적인 단어 또는 표현을 명시한다. 전달하려는 바가 훨씬 더 간결하고 정확해진다.

(2)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는/을 것”을 회피할 방법은 없다. 확신, 결정, 추측, 주관적 소신을 나타낼 때 쓸 수 있는 표현이라서다. 대신 구어체 버전인 ‘~거로’로 쓴다. 문장의 가독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봐서다.

이를 다시 학습에 사용한다는 특성 때문에 역번역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 이를 다시 학습에 사용한다는 특성 때문에 역번역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거로 보인다.


6.아마도 “것”이라는 표현이 정말로 싫은 까닭은, “내가 보이차를 좋아하게 된 것은 옆집에 사는 메리 때문이다”든가, “나는 침대 위에 누워서 넷플릭스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든지, “나는 꽃을 바라보며 음악을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라는 식의 표현에 질려서 그런듯하다. 내 글을 읽는 독자는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으면서 좀 더 읽기 쉬운 글, 간결한 글을 봤으면 좋겠다.


Samantha
Samantha Lee

11년차 글쟁이다. 경제지와 뉴미디어에서 기자로, IT 기업에서 인공지능 콘텐츠 라이터로 일했다. 자비스앤빌런즈에서는 브랜드 저널리스트로 시작해, 지금은 삼쩜삼 리서치랩에서 조세 정책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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