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미제라블' 후기

뮤지컬로도 본 적이 있고, 영화 속 몇몇 하이트라이트 장면을 유튜브에서 접한 적은 있어도 끝까지 본 적은 없던 영화 <레미제라블>을 이번 처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그 순간까지 몰입해서 봤습니다.

사회 부패를 타개하기 위해 민중이 봉기하는 영화로만 인식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희생적인 ‘사랑’이 눈에 띄었습니다. 판틴의, 장발장의, 그리고 에포닌의 코제트에 대한 사랑을 말입니다. 사실 에포닌은 코제트가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마리우스를 위한 희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마리우스가 사랑한 사람인 코제트를 위한 거라 해석해볼 수 있겠죠. 이런 이유로 영화 부제로 ‘코제트를 위한 희생적인 사랑’이라고 써도 괜찮았겠다 싶었습니다.

이번에 영화를 봤을 때 마지막에 코제트의 앞날을 위해서 멀리 도망갈 수밖에 없었던 장발장이 인생 마지막 순간 코제트와 자신이 살린 마리우스와 재회하는 장면에서 눈물을 찔끔 흘렸습니다. “아빠는 사셔야 해요. 사실 수 있어요. 너무 빨라요. 이별하기엔 너무 빨라요” “그래 코제트, 죽지 말라고 해다오”라는 대사가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얼마 전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으시고 첫 항암 진료를 한 아버지를 향한 저의 복합적인 심정과 비슷해서였던 듯합니다.

여운이 남아서 오랜만에 영화 러닝 타임이 0초에 남는 그 순간까지 화면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상황, 세상을 보는 시각에 따라선 하나의 영화를 한 번 볼 때마다 매번 다른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경험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번 주말이 되기 전에 마샬 스탠모어 스피커가 해외 배송으로 도착할 예정입니다. 마샬 스피커로 영화 음악을 들어보며 그 음질 차이를 비교하기가 다음 주 주말의 일입니다.



Samantha
Samantha 7년차 글쟁이. 경제지와 뉴미디어에서 기자로 일하다, 현재 IT 기업에서 인공지능 콘텐츠를 쓰고 있다. 취미로 생산성 앱을 활용한 글쓰기 프로세스를 연구한다.
comments powered by Disqus